스토너(2015), 존 윌리엄스, rh코리아
여기저기서 추천이 많았던 소설이라 상당히 기대했던 책입니다. "스토너", 윌리엄 스토너라는 주인공과 동명타이틀이고, 기교 없는 제목이지만 이를 데 없이 적절합니다. 내용이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이거든요. 책의 첫페이지가 소설의 스포인데요, 스토너의 삶은 별 대단할 것 없는 삶이다,라고 밝히고 시작합니다.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하고, 문학을 만나서 교수가 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기고 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한 인간의 명멸을 바라 본다는 것은 상당히 쓸쓸하고 허무한 마음을 들게 하는지라, 책장을 덮고 나면 어쩐지 고독한 심사에 빠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속죄"의 작가..
2015. 10. 9.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2003), 박민규, 한겨레출판
통쾌하여라, 삼미슈퍼스타즈.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으로 처음 접했던 박민규. 그보다 7년 전에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게 놀라울 따름. 선입선출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후기작을 먼저 읽은 나로서는, 오히려 그의 스타일이 더 잘 드러난 작품은 요것이라는 느낌이다. 아주 발랄하면서도 중구난방이지만 주제의식이 명확하다.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책들을 보면 어쩐지 패배주의적인 냄새가 난다든지, 고작 자본에 비껴서서 살 수밖에 없다는 대체로 뻔한 결론들인데, 이 책은 그 뻔함 속에 유머를 섞어 놓음으로 해서 '야, 대강 해도 재밌어'라는 메세지를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다. 뭐 어찌 됐든, 나도 박민규를 따라서 -백프로 그의 덕은 물론 아니지만, 탓이라면 백프로 그의 탓-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기는 했지만, 소설은 못씀으..
2011.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