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운율6 겨울 포플라, 홍윤숙 겨울 포플라 나는 몰라 한겨울 얼어붙은 눈밭에 서서 내가 왜 한 그루 포플라로 변신하는지. 내 나이 스무살 적 여린 가지에 분노처럼 돋아나던 푸른 잎사귀 바람에 귀 앓던 수만 개 잎사귀로 피어나는지. 흥건히 아랫도리 눈밭에 빠뜨린 채 침몰하는 도시의 겨울 일각 가슴 목 등허리 난타하고 난타하고 등 돌리고 철수하는 바람 바람의 완강한 목덜미 보며 내가 왜 끝내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 모든 집들의 창은 닫히고 닫힌 창 안으로 숨들 죽이고 눈물도 마른 잠에 혼불 끄는데 나는 왜 끝내 겨울 눈밭에 허벅지 빠뜨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 2009. 12. 18. 김소월의 먼 후일. 한 번도 못 잊고 살다가, 당신 만나는 그 순간에 나는 당신을 잊었노라고. 다시는 못 올 찬란했던 추억이리라, 먼 훗날에는. 그렇게 풀벌레는 서럽게 운다.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말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2009. 6. 2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