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2003), 박민규, 한겨레출판
통쾌하여라, 삼미슈퍼스타즈.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으로 처음 접했던 박민규. 그보다 7년 전에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게 놀라울 따름. 선입선출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후기작을 먼저 읽은 나로서는, 오히려 그의 스타일이 더 잘 드러난 작품은 요것이라는 느낌이다. 아주 발랄하면서도 중구난방이지만 주제의식이 명확하다.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책들을 보면 어쩐지 패배주의적인 냄새가 난다든지, 고작 자본에 비껴서서 살 수밖에 없다는 대체로 뻔한 결론들인데, 이 책은 그 뻔함 속에 유머를 섞어 놓음으로 해서 '야, 대강 해도 재밌어'라는 메세지를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다. 뭐 어찌 됐든, 나도 박민규를 따라서 -백프로 그의 덕은 물론 아니지만, 탓이라면 백프로 그의 탓-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기는 했지만, 소설은 못씀으..
2011.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