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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읽기8

스토너(2015), 존 윌리엄스, rh코리아 여기저기서 추천이 많았던 소설이라 상당히 기대했던 책입니다. "스토너", 윌리엄 스토너라는 주인공과 동명타이틀이고, 기교 없는 제목이지만 이를 데 없이 적절합니다. 내용이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이거든요. 책의 첫페이지가 소설의 스포인데요, 스토너의 삶은 별 대단할 것 없는 삶이다,라고 밝히고 시작합니다.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하고, 문학을 만나서 교수가 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기고 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한 인간의 명멸을 바라 본다는 것은 상당히 쓸쓸하고 허무한 마음을 들게 하는지라, 책장을 덮고 나면 어쩐지 고독한 심사에 빠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속죄"의 작가.. 2015. 10. 9.
삼류 예찬 : 상처적 체질(2012), 류근, 문학과 지성사 경향과의 인터뷰(링크)에서 밝힌 시인 류근의 삼류론을 읽고 인간의 행복과 자존 등에 대한 생각이 들어 병신같지만 끄적여둔다. 내 마음에 꼭 드는 글을 만나는 건 참 힘든 일인데, 게다가 말로 곡예 부리는 애들 때문에 시 읽기 더 싫어지던 참에, 오랜만에 임자 만났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남겨 주시길. 인간은 스스로 강해져서 약해진 존재다 불쌍하고. 그런 측면이 있다. 인간의 시간, 역사는 나아가면서 쇠락한다. 빛을 잃고. 쓸쓸한 측면이 있다. 강금실 ‏@kangkumsil 트위터 삼류가 있다. 어떤 인간의 순수한 열망이 실현되지 못하고 실패하는데, 그 실패가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마저 저급하고 초라한 것이 삼류다. 삼류에 아름다운 패배라든지 이보전진을 위한 후퇴 이런 건 없다. 깨질 때도 저밑까지 후지.. 2012. 6. 15.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2003), 박민규, 한겨레출판 통쾌하여라, 삼미슈퍼스타즈.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으로 처음 접했던 박민규. 그보다 7년 전에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게 놀라울 따름. 선입선출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후기작을 먼저 읽은 나로서는, 오히려 그의 스타일이 더 잘 드러난 작품은 요것이라는 느낌이다. 아주 발랄하면서도 중구난방이지만 주제의식이 명확하다.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책들을 보면 어쩐지 패배주의적인 냄새가 난다든지, 고작 자본에 비껴서서 살 수밖에 없다는 대체로 뻔한 결론들인데, 이 책은 그 뻔함 속에 유머를 섞어 놓음으로 해서 '야, 대강 해도 재밌어'라는 메세지를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다. 뭐 어찌 됐든, 나도 박민규를 따라서 -백프로 그의 덕은 물론 아니지만, 탓이라면 백프로 그의 탓-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기는 했지만, 소설은 못씀으.. 2011. 3. 22.
멋진 신세계(1998), 올더스 헉슬리, 문예풀판사 역시 명불허전. 오줌마저 참아가며 읽게 만들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하다.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책이라는 사전 정보를 습득하고 읽었으나, 어쩐지 디스토피아로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 오히려 진짜 멋진 신세계로 느껴지는 이유는, Mr.헉슬리가 비판코자 했던 그 인간성 상실의 물질주의에 오염된 탓인가. 55쪽: "물론 그 남자를 포기할 필요는 없어. 이따금 다른 남자하고도 상대하면 되는 거야. 포스터는 다른 여자들하고도 놀지?" 레니나는 그 점을 시인했다. "물론 그럴 거야. 그 남자는 완벽한 신사야. 빈틈이 없어. ……." 다른 여자들하고도 마구 놀아나야 완벽한 신사가 되는 세계, 이야말로 레알 멋진 신세계가 아닌가! 2010.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