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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 강남역 묻지마 살인과 여성혐오 http://blog.aladin.co.kr/749915104/8507663 ‘강남역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사건을 여성혐오로 규정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여성혐오범죄가 아니라 정신질환병자에 의한, 조금 비약하자면 여성‘대상’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이 둘은 단어 한끗 차이지만 범죄의 원인과 논의의 결과는 상당히 다를 것입니다. 말씀대로 이 문제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으로 해석될 문제입니다. 조현병이라는 개인과 그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의 결과가 낳은 비극인 것이죠. 전통적으로 보수는 범죄를 개인의 특성에서 기인한, 자유 의지의 산물로 보고 개인을 처벌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다뤄왔습니다. 진보는 사회적 차원에서 공동체 안에서 소외된 개인, 사회적 유대의 결핍 등을 주로 하여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 2016. 5. 23.
스토너(2015), 존 윌리엄스, rh코리아 여기저기서 추천이 많았던 소설이라 상당히 기대했던 책입니다. "스토너", 윌리엄 스토너라는 주인공과 동명타이틀이고, 기교 없는 제목이지만 이를 데 없이 적절합니다. 내용이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이거든요. 책의 첫페이지가 소설의 스포인데요, 스토너의 삶은 별 대단할 것 없는 삶이다,라고 밝히고 시작합니다.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하고, 문학을 만나서 교수가 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기고 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한 인간의 명멸을 바라 본다는 것은 상당히 쓸쓸하고 허무한 마음을 들게 하는지라, 책장을 덮고 나면 어쩐지 고독한 심사에 빠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속죄"의 작가.. 2015. 10. 9.
삼류 예찬 : 상처적 체질(2012), 류근, 문학과 지성사 경향과의 인터뷰(링크)에서 밝힌 시인 류근의 삼류론을 읽고 인간의 행복과 자존 등에 대한 생각이 들어 병신같지만 끄적여둔다. 내 마음에 꼭 드는 글을 만나는 건 참 힘든 일인데, 게다가 말로 곡예 부리는 애들 때문에 시 읽기 더 싫어지던 참에, 오랜만에 임자 만났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남겨 주시길. 인간은 스스로 강해져서 약해진 존재다 불쌍하고. 그런 측면이 있다. 인간의 시간, 역사는 나아가면서 쇠락한다. 빛을 잃고. 쓸쓸한 측면이 있다. 강금실 ‏@kangkumsil 트위터 삼류가 있다. 어떤 인간의 순수한 열망이 실현되지 못하고 실패하는데, 그 실패가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마저 저급하고 초라한 것이 삼류다. 삼류에 아름다운 패배라든지 이보전진을 위한 후퇴 이런 건 없다. 깨질 때도 저밑까지 후지.. 2012. 6. 15.
소년 이십 년을 살아온 주택을 부수고 콘크리트 네모 각진 아파트로 이사했다. 정든 곳을 떠나면서 지난 기억들을 조금 기록해놓고자 한다. 이십 년 전 이곳은 온통 논밭 뿐이었다. 별로 특이할 것도, 놀 것도 없는데 어릴 적엔 뭐가 그리도 재밌었던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저학년 때는 뭘 사먹고 싶어도 엄마가 돈을 안 주니까 용돈벌이 좀 하겠다고 동네 병 주우러 다니는 게 일이었다. 삼삼오오 동네방네 병 주우러 다니는 게 하루 일과였다. 병 나올까봐 땅도 파고 그랬다. 병 판 돈은 껌이나 하드 정도로 바꿔 먹었다. 동네 형들은 재주도 많아서 쫓아 다니면 자잘한 잡기들을 배울 수 있었는데 뭐 맨손으로 파리 잡기 같은 일이었다. 파리 잡아서 날개 떼고 바닥에서 뒹귀는 거 지켜보고 그랬다. 개학 후 눈따가운 봄날,.. 2011. 12. 4.